어릴 적 우리 집 식탁엔 늘 엄마의 정성이 담긴 요리가 올라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양념 등갈비는 가족 모두가 기다리는 특별한 메뉴였어요.
거창한 날이 아니어도, “오늘은 등갈비 했어~” 하는 말 한마디에 온 가족이 저녁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죠.
손에 묻히며 야무지게 뜯고, 매콤 달콤한 양념에 밥을 쓱쓱 비벼 먹던 그 기억은 아직도 따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등갈비는 단순히 고기 요리가 아니었어요.
정성과 시간, 그리고 마음이 필요한 음식이었기에 더욱 특별했죠.
오늘은 그 엄마표 손맛을 자취생도 따라 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
하지만 감칠맛은 그대로인 양념 등갈비 레시피를 소개할게요.
미리 양념을 만들 필요도 없고, 특별한 재료도 없습니다.
단계별로 하나씩 따라 하기만 하면, 어느새 식당 부럽지 않은 집밥 한 상이 완성될 거예요.
[재료 준비] (2~3인분 기준)
- 등갈비 (쪽갈비) 700g~1kg
- 월계수잎 3~4장
- 다진 마늘 1.5큰술
- 대파 1컵 (송송 썰기)
- 고춧가루 5큰술
- 설탕 2큰술
- 진간장 4큰술
- 미림 또는 청주 3큰술
- 물 2컵
- 제피가루 약간 (선택)
- 식용유 약간
[만드는 법]
1️⃣ 핏물 빼기 – 잡내 없는 부드러움의 시작
등갈비는 찬물에 30분 이상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주세요.
중간에 한두 번 물을 갈아주면 더 효과적이에요.
조금 더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한 번 살짝 데쳐서 불순물과 핏물을 제거해 주는 것도 좋아요.
끓는 물에 등갈비를 3~4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기름기와 불순물을 제거해 주세요.
이 과정을 거치면 고기 잡내 없이 담백하고 깊은 맛이 살아납니다.
2️⃣ 양념 없이 1차 졸이기 – 깊은 맛의 비결
핏물을 뺀 등갈비를 냄비에 넣고
물 2컵 + 월계수잎 3~4장 + 미림 3큰술을 함께 넣어 중불에서 끓입니다.
20분 정도 뚜껑을 닫고 푹 끓여주세요.
이 과정은 단순히 고기를 익히는 단계가 아닙니다.
월계수잎이 잡내를 잡고, 미림이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핵심 단계예요.
TIP: 월계수잎은 꼭 끝까지 함께 졸여야 향이 제대로 배어듭니다.
3️⃣ 양념 넣고 본격 졸이기 – 밥도둑 완성의 시간
1차 졸임이 끝나면, 이제부터 양념을 넣을 시간입니다.
고춧가루 2큰술 + 설탕 2큰술 + 진간장 4큰술 + 다진 마늘 1.5큰술을
순서 없이 한꺼번에 넣어도 괜찮아요.
센 불로 한소끔 끓인 뒤 중불로 줄여
양념이 자작하게 고기에 배어들도록 15~20분 정도 졸여줍니다.
국물이 점점 졸아들면서 고기에 착 달라붙기 시작하면,
송송 썬 대파 1컵을 넣고 1~2분 더 끓여주세요.
대파의 단맛과 은은한 향이 어우러지면
양념에 깊이가 생기고 집밥 특유의 풍성한 맛이 완성됩니다.
4️⃣ 제피가루 한 꼬집 – 엄마 손맛의 비밀
마지막으로 불을 끄기 직전,
제피가루를 1/4 작은술 정도 아주 소량 뿌려줍니다.
맵거나 자극적인 맛은 전혀 없지만,
은은한 향신료의 향이 더해지며 한 단계 고급스러운 풍미가 더해져요.
식당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엄마표 요리 특유의 깊은 향과 맛이 살아납니다.
💡 맛있게 즐기는 꿀팁
- 쌈 싸먹기: 살을 발라 상추, 깻잎에 싸서 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해요.
- 떡사리 or 면사리 추가: 자작한 양념에 떡볶이 떡이나 가락국수 사리를 넣어
마지막까지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즐길 수 있어요. - 볶음밥으로 마무리: 남은 양념은 밥에 비벼 먹거나, 김가루와 함께 볶아
마무리 한 숟갈까지 완벽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 고생한 날, 엄마 생각나는 한 접시]
엄마는 손 많이 가는 등갈비 요리도
늘 “많이 했으니까 내일도 먹자~” 하시며
꼼꼼히 핏물 빼고, 잡내 제거하고, 조심스레 불조절을 하셨죠.
그 한 접시에 담긴 정성은 단순한 요리를 넘어
사랑과 배려, 그리고 보살핌의 마음이었습니다.
이 레시피는 엄마처럼 어렵고 복잡하게 양념을 미리 만들지 않아도,
순서대로 따라 하기만 해도 감동적인 집밥이 탄생합니다.
그리고 제피가루 한 꼬집이 마지막 손길이 되어,
평범한 등갈비가 아닌,
엄마의 기억이 담긴 특별한 요리로 다시 태어납니다.
바쁜 하루 끝,
스스로를 위한 보상이 필요할 때
이 엄마표 양념 등갈비 한 접시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