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잘 챙겨 먹니?"
늘 그 말로 시작되는 엄마의 안부.
그리고 며칠 전, 엄마의 말과 함께 도착한 택배 박스에는 머리와 내장만 손질된 생장어가 들어 있었어요.
정성스럽게 보내주신 건 알겠지만, 순간 당황했죠.
자취방에서 장어를 구운다고?
기름, 냄새, 굽는 번거로움… 솔직히 쉽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정성이 느껴지는 장어를
냉동실에 넣고 잊어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큰맘 먹고 장어 손질부터 시작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냥 굽기엔 아쉬워서, 양념 장어구이로!
여기에 느끼함을 잡아줄 생강초절임까지 직접 만들어봤어요.
오늘은 자취방에서도 도전할 수 있는 장어요리,
그리고 장어와 찰떡궁합인 생강초절임 만드는 법을
하나하나 천천히 공유해 볼게요.
[만드는 법]
1️⃣장어 손질부터 차근차근
요즘 유통되는 생장어는 보통 머리와 내장은 제거된 상태로 배송돼요.
그래도 직접 다뤄보면 은근히 까다롭고 겁나죠.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해요!
▫ 껍질 제거는 패스
장어 껍질은 씹히는 맛도 좋고,
요즘 판매되는 장어는 깨끗하게 손질된 경우가 많아
굳이 벗기지 않아도 괜찮아요.
▫ 등뼈 제거 (선택)
배를 갈라 보면 얇은 등뼈나 잔가시가 남아있을 수 있어요.
칼로 조심스럽게 도려내거나,
걷어내듯 살살 벗겨주세요.
(사실 생략해도 큰 지장은 없어요!)
▫ 칼집 넣기
장어 껍질 쪽에 사선으로 얇은 칼집을 내주세요.
구울 때 말리지 않게 하고,
양념도 더 잘 스며들게 해주는 필수 과정이에요.
▫ 비린내 제거 팁
장어에 맛술이나 소주를 살짝 뿌려
5분 정도 둔 후, 키친타월로 닦아주세요.
비린내가 확 줄어들어요!
2️⃣양념장어구이 만드는 법
이제 본격적으로 구워볼 시간!
복잡한 재료 없이 시판 장어 양념장으로도 충분히 깊은 맛이 나요.
[재료 준비] (1~2인분)
- 손질된 생장어
- 시판 장어구이 양념장 (마트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 가능)
- 참기름, 통깨
- (선택) 쪽파, 고추냉이, 소금 약간
[조리 순서]
- 프라이팬에 껍질이 아래로 가게 올리고,
기름 없이 중불에서 앞면을 먼저 구워주세요.
(장어에서 자연스럽게 기름이 나와요) - 앞면이 노릇해지면 뒤집고,
장어 양념장을 브러시나 숟가락으로 발라줍니다.
중 약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게 포인트! - 양념은 2~3번 덧발라가며 굽기.
그래야 양념이 속까지 스며들고 깊은 맛이 나요. - 마무리로 참기름 몇 방울 두르고,
통깨 톡톡 뿌려 마무리하면 완성!
✅ 에어프라이어가 있다면 더 간편해요.
180도에서 8분 굽고 → 양념 바른 후 3~4분 추가 구우면 끝!
3️⃣생강초절임 만드는 법
장어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땐
기름기를 싹 잡아주는 생강초절임이 빠질 수 없죠.
직접 만들어보면 아주 간단하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며칠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재료 준비]
- 생강 슬라이스 100g
- 식초 1컵
- 설탕 1컵
- 물 0.5컵
- 소금 1작은술
- (선택) 비트 한 조각 또는 적양파 몇 조각 (색감을 위해)
[만드는 법]
- 생강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썰고,
끓는 물에 1분간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 - 냄비에 식초, 설탕, 물, 소금을 넣고 끓여
완전히 식혀줍니다.
(절대 뜨거운 채로 붓지 마세요) - 생강을 병이나 용기에 담고,
식힌 절임물을 부어 냉장보관. - 하루만 지나도 먹을 수 있고,
3일 정도 숙성되면 가장 맛이 좋아요!
💡TIP: 색감을 더하고 싶다면?
비트 한 조각, 또는 적양파 몇 장을 함께 넣으면
예쁜 연핑크빛 초절임 완성!
[자취방에서 장어를 먹는다는 것]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 장어는 사실 사치 같은 음식이에요.
고가의 식재료이기도 하고, 조리도 번거롭고.
그런데도 한 번 도전해 보면 알게 됩니다.
“장어는 먹는 그 순간보다, 먹고 난 후가 더 힐링이다”라는 걸요.
기름지고 진한 장어구이와
상큼한 생강초절임 한 점.
여기에 밥 한 술 뜨면…
그날 하루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에요.
단순한 한 끼가 아닌,
몸과 마음을 챙기는 자취 요리가 된 느낌이랄까요?
[정리하자면!]
✔ 장어 손질은 어렵지 않아요: 등뼈 제거 → 칼집 → 맛술로 비린내 제거
✔ 시판 양념장만 있어도 깊은 맛의 장어구이 완성 가능
✔ 생강초절임은 냉장고에 두고 다양하게 활용 가능
✔ 맛, 영양, 감성까지 챙긴 자취생의 고급 집밥 완성!
[마무리하며]
엄마가 보내준 장어로 만든 오늘의 한 끼.
“귀찮지만 결국엔 해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요리였어요.
장어는 확실히 손이 많이 가긴 해요.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가 있는 음식이기도 하죠.
혹시 장어가 생소하거나,
손질이 어렵게 느껴져 시도조차 안 해봤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시판 양념장만 있어도 근사한 한 접시가 완성되고,
생강초절임까지 곁들이면
비싼 장어요릿집 부럽지 않은 자취 힐링식이 될 거예요.
지금 내 식탁 위를 가장 고급스럽게 채워줄,
그 한 끼를 만들어보세요.